그 문은 원래부터 이 집에 있던 것이 아니었다.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그날 이전까지,이 집에는 그런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다.그리고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날 아침은 유난히 소란스러웠다.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낯선 사람들의 발걸음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나무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짐을 옮기는 거친 숨소리,익숙하지 않은 기척들이 집 안을 흔들고 있었다.나는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채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때내 귀에 익숙한 소리가 스며들었다.사각나는 숨을 멈췄다.그 소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소리였다.종이를 넘기는 소리.기록이 움직일 때 나는,그 조용하지만 분명한 마찰음.하지만 그 소리는사람의 손이 아닌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마당 한가운데,커다란 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