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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 아래에서 Beneath the Red Moon 4화|아버지가 기록을 숨긴 이유

그날 이후,서연은 더 이상 그 문을 단순한 문으로 보지 않았다.집 안 가장 깊숙한 곳,햇빛조차 제대로 스며들지 못해 늘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그 공간에는분명 숨겨진 기록이 있었다.문 앞에는 오래된 나무 냄새와 함께,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먼지의 냄새가 희미하게 떠돌고 있었다.그리고 그 기록은결코 밖으로 드러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나는 그날 이후로 집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아침 햇살은 여전히 기와 위를 타고 흘러내렸고,이슬 맺힌 마당의 흙은 은은하게 빛났으며,항아리 표면에는 햇빛이 반사되어 잔잔한 빛을 띠고 있었다.하지만 그 평온한 풍경과 달리,집 안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긴장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부엌에서는 늘 들리던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줄어들었고,하인들의 발걸음은 바닥을 ..

붉은 달 아래에서 | Beneath the Red Moon 3화|그 문이 집으로 들어오던 날

그 문은 원래부터 이 집에 있던 것이 아니었다.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그날 이전까지,이 집에는 그런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다.그리고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날 아침은 유난히 소란스러웠다.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낯선 사람들의 발걸음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나무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짐을 옮기는 거친 숨소리,익숙하지 않은 기척들이 집 안을 흔들고 있었다.나는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채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때내 귀에 익숙한 소리가 스며들었다.사각나는 숨을 멈췄다.그 소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소리였다.종이를 넘기는 소리.기록이 움직일 때 나는,그 조용하지만 분명한 마찰음.하지만 그 소리는사람의 손이 아닌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마당 한가운데,커다란 상자..

붉은 달 아래에서 | Beneath the Red Moon 2화|열려서는 안 되는 문

시간은 과거로 돌아간다.그날 밤 이전의 일들은,너무도 고요해서 오히려 숨이 막힐 듯했다.바람조차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고,집 안의 공기는 오래된 먼지처럼 가라앉아 있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 보였지만,지금 와서 생각해보면그 고요함 자체가 이미 이상한 징조였다.나는 그때 그것을 알지 못했다.아침의 공기는 늘 비슷했다.이른 햇살이 기와 지붕 위를 타고 흘러내리며마당의 흙바닥을 희미하게 밝히고,밤새 식어 있던 공기가 서서히 따뜻해지는 시간.마당 한쪽에 놓인 오래된 항아리들 사이로바람이 스치며 낮게 울었고,대문 너머에서는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발소리가희미하게 번져왔다.집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너무 조용해서,내 숨소리조차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그날도 다르지 않았다.하지만그 소리만은 달랐다...

붉은 달 아래에서 | Beneath the Red Moon 1화|멈추지 않는 밤의 시작

공기는 무겁게 내려앉고,안개는 모든 일을 덮으려는 듯 빠르게 스며들고 있었다.그 밤땅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두두둥~보이지 않는 무언가가,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말이었다.말이 미친 듯이 달렸다.거칠게 들이쉬는 숨이 폐를 찢을 듯했고, 손에 쥔 고삐는 땀으로 미끄러졌다.등 뒤에서는 밤공기를 찢는 소리가 끊임없이 따라붙고 있었다.휙~귀 옆을 스치는 날카로운 파열음.순간적으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면, 이미 목숨은 끝났을 것이다.화살이었다.나는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돌아보는 순간, 속도가 늦어지고 그건 곧 죽음을 의미했다.말의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거품이 입가에 맺히고, 발굽은 흙을 깊게 파헤치며 밤길을 갈랐다.이 길은 원래 이렇게 험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숲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길은 점점 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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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26.04.30